꼬마 기차 제이콥스는 처음 선로에 바퀴를 디딘 이래 가장 빠른 속도로 철로 위를 달리고 있다. 전면에 달린 얼굴은 이래저래 만신창이가 되었다. 왼쪽 눈꺼풀이 찢어지고, 턱도 한쪽이 깨져 떨어져 나갔다. 래미네이트 이빨이 덜렁거린다. 제이콥스는 얼굴의 온갖 상처를 할퀴고 지나가는 밤바람을 맞으며, 오랜 기억들을 떠올린다. 꼬마 기차 제이콥스는 자신이 만들어진 이래 굉장히 오랜 시간이 흘렀으며, 만약 자신이 평범한 인간이었다면 더 이상 꼬마라고 부를 수 없었으리라는 사실은 잘 알고 있었다. 인간이었던 뚱뚱보 역장님만 해도 이미 여러 번 교체되었던 것이다. 그들은 각기 다른 이유로 제이콥스를 떠나갔다. 협심증, 폐암,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합병증 등등…. 역장님뿐 아니라 그의 주변 모든 것은 시간의 흐름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