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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보이 스카이 블루 플러스

길버트 박사의 최면 육아법, 는 동명의 TV쇼 방영을 기점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부모들은 월 단위 구독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아이들에게 필요한 암시를 걸었고, 아이들은 항상 규칙적인 시간에 잠이 들고, 누가 깨우지 않아도 필요한 시간에 일어났다. 화면에 불규칙적으로 등장하는 다양한 도형과 문자 나열, 이어폰을 통해 듣는 고유 고주파 음은 아이의 잠재의식 속에 간단한 명령어를 입력할 수 있도록 그들의 정신을 한껏 유연하게 만들었고, 부모들은 그 상태로 애플리케이션 화면의 각 버튼을 눌러 아이를 몇 시에 재울지, 깨울지, 공부하게 할지, 혹은 더 온순하게 할지, 명석하게 할지 지정할 수 있었다. 아이들은 암시의 도움으로 잔소리 없이도 스스로 학교 숙제를 해내고, 항시 예의 바르게 지냈으며, ..

에이비는 화창한 아침에 깨어났다

에이비는 화창한 아침에 깨어났다. 졸린 와중에 1층 현관 앞에 종이 박스가 요란하게 뒹구는 소리가 들려온다. 배송 드론이 고도를 충분히 낮추지도 않고 택배를 떨어뜨린 것이다. 드론과 마주칠 기회가 있다면 한 소릴 해야 하겠다. 그래, 마주칠 기회만 있다면. 에이비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택배 상자를 뜯는다. 그녀는 드디어 원하던 드림머신을 손에 넣었다. 플라스틱 커스텀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는 밝은 노란색이다. 눈에 초점이 없는 펭귄 스티커도 몇 개 붙어 있다. 아무렴 어떤가. 드림머신을 생산하던 업체들은 대부분 도산한 지 오래였기에 오래된 중고라도 구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드림머신은 머리띠 형태를 한 기기로, 머리에 쓰고 버튼을 눌러두고 잠이 들면 뇌파를 유도해 자각몽을 꿀 수 있게 해주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