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주말장을 돌아다니던 얄리는 한 허름한 가판대 앞에 멈춰 섰다. 얄리의 주목을 끈 것은 굉장히 오래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나무상자로, 거의 거울처럼 번들거리는 표면에는 복잡한 문양과 상징들이 새겨져 있다. 장식들 중 눈에 띄는 것은 다소 기괴한 모습의 소인이다. 상당히 간소화 되어 있었지만, 소인이 거꾸러져 떨어지는 와중에도 악다구니를 쓰며 무언가를 저주하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상자 겉엔 다소 투박한 금속 걸쇠가 달려 있는데, 자물쇠만 달면 비상금이나 군것질거리 따위를 정갈하게 숨겨놓기 좋게 생겼다. 얄리는 상인 아저씨에게 4 디지털 달러를 주고 상자를 얻는다. 그리고 곧바로 상자를 열어 비닐봉지에 그득하게 담아 두었던 잡동사니를 쏟아 옮긴다. 뚜껑을 닫으려 애쓰지만, 개중 어머니가 ..